Cardnews Brief
코딩 8위면 충분합니다, 말 잘하고 잘 보는 Gemini 4 Argon
구글이 한국 시간 14일 새벽 Gemini 4 Argon을 드디어 풀었습니다. 9월 말 일부 파트너에게만 먼저 열어 줘서 소문만 무성하던 모델을 이제 Gemini 앱에서 Pro와 Ultra 구독자부터 쓸 수 있습니다.
출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처음엔 Ultra 요금제에만 풀렸다는 불만이 나오다가 새벽에 Pro 요금제에도 들어왔다는 글이 이어졌고 한도를 5분 만에 다 썼다거나 API로 지시 한 번에 12.7달러가 나갔다는 하소연도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해 본 건 글쓰기와 대화였습니다. 대화문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는 평이 많았고 SVG로 그려 낸 그림의 미감을 칭찬하는 글도 눈에 띕니다. 코딩은 엇갈렸습니다. 얼리 액세스 때 돌던 결과와 너무 다르다는 글도 있고 코딩도 마음에 든다는 글도 있습니다. 성적표는 그냥저냥입니다. 웹 개발 순위표에서는 8위 언저리이고 터미널에서 코드를 다루는 벤치마크에서는 Claude Opus 5.5가 앞섭니다. 하지만 대화만큼은 Gemini의 위상을 보여주듯 Arena text 순위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주인장은 코딩 8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젠 개발자가 아닌 많은 일반 사람들도 AI를 씁니다. 그것도 유료 AI를요. 세상에는 당연히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텍스트 능력은 결국 대화 능력이고 말이 잘 통한다는 건 곧 사람 같다는 뜻입니다.
지금의 AI 성적표는 많은 부분에서 수학과 코딩 실력을 측정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고 당연히 새로 나오는 AI들도 그 부분에서 성적을 높이고자 노력합니다. 물론 코딩과 수학을 잘하면 좋고 사람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크고 더 나아가 재귀적 자기 개선(RSI) 역시 수학과 코딩에서 첫발을 뗄 것입니다. 하지만 수학 난제를 풀어내는 모델이 아주 단순한 일에서 고집을 부려서 틀리기도 하는 것처럼 분야마다 실력이 들쭉날쭉합니다. 아직은 사람이 하는 일을 전방위로 잘하려고 할 때 어느 한쪽을 잘하면 다른 한쪽은 덜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설도 한번 써 봅니다. 구글이 코딩과 수학을 조금 덜 하는 대신(사실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장기기억이나 시공간 인지 아니면 아주 긴 글을 한 번에 써 내는 능력을 더 잘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Argon은 입력과 출력을 합쳐 100만 토큰을 다루고 출력만으로도 최대 100만 토큰까지 늘릴 수 있게 했습니다.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도 이번에 크게 내세웠습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이런 능력이 메타인지나 우리가 아직 못 하는 새로운 분야로 가는 길을 열어 줄지도 모릅니다.
비전은 역시 구글입니다. 로봇처럼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재는 자체 시험에서 87%를 냈다고 밝혔고 커뮤니티에서도 그림과 3D의 미감을 칭찬하는 글이 많습니다. 그래도 디자인은 아직 Claude에는 못 미치는 것 같긴 합니다. 보는 건 Gemini와 GPT가 잘하고 디자인 감각은 Claude가 더 나은 구도일까요. 이렇게 되면 주인장의 AI 순위표도 평가 항목부터 새로 짜야겠습니다. 간만에 반가워서 너무 구글의 편을 드는 기사를 쓴 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