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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의 AI 오케스트라, 12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작성자: 주인장

주인장은 여러 AI에게 일을 나눠 맡기고 그 흐름을 짜 맞추는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으로 일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방식을 한번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우선 일을 하기 위한 대화는 전부 Claude Opus 5.5와 나눕니다. 지난 칼럼과 기사를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주인장은 GPT를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Codex와 대화하다 보면 종종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큰 그림을 Astra에게 그리게 하면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오버엔지니어링의 느낌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인테리어로 비유하면 이런 식입니다. "게임하다 화가 나서 마우스를 집어 던지면 마우스가 깨질 수 있잖아요? 그걸 막으려고 소파 등받이 위에 쿠션을 미리 달아 뒀습니다. 앗!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쿠션은 딱 당신이 좋아할 디자인으로 골라 뒀으니까요." 곤란한 일입니다.

그래서 큰 그림은 Opus에게 그리게 합니다. 물론 Fable도 잘하긴 하지만 이 칼럼을 쓰는 지금 Fable은 5.1이고 Opus는 5.5입니다. 요즘 AI의 발전 속도는 너무 빨라서 최신 모델이 하극상을 하는 게 일상입니다. 게다가 Fable은 펑펑 쓸 수 없는 비싼 모델이라는 느낌이 계속 들어서 작업하는 내내 스스로 조심하게 되는데 그게 사실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직접 대화할 모델과는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으니까요.

구현은 반대로 GPT 쪽에 맡깁니다. 공식 플러그인을 통해 Opus가 Codex를 직접 불러 일을 시키고 기본적인 구현은 GPT-6.1 Sol이 맡습니다. 주인장이 보기에 Sol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만 분명하면 충분히 잘 해냅니다. 단점은 느리다는 겁니다. 시키지 않은 설계를 하거나 같은 검증을 몇 번씩 되풀이하고 필요 이상으로 꼼꼼히 확인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Opus가 작업 지시를 분명하게 써서 그럴 틈을 주지 않게 만들어 뒀습니다.

Sol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결과를 내놓을 때를 대비해 Claude Sonnet 5.5를 백업으로 둡니다. Sonnet도 빠르고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줍니다. 최신 모델이니까요!

가장 어려운 논리 문제와 틀리면 손해가 큰 수정은 GPT-6 Astra에게 가장 높은 추론 단계로 검토를 맡깁니다. 안전장치나 보안이나 핵심 로직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주인장이 보는 Astra의 강점은 리뷰와 비전 인식입니다. 그래서 Opus가 짠 설계나 중요한 작업의 리뷰도 Astra가 하고 이미지에서 작은 글씨나 세세한 상황을 읽어 내는 일도 Astra에게 갑니다.

지난 칼럼에 나온 Hermes는 집에 24시간 켜 둔 리눅스 컴퓨터에 따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장에게는 스킬을 배우는 Claude 세션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알게 된 게 있으면 링크만 툭 던져 두는 곳인데 그러면 필요한 것은 알아서 스킬로 가공해 다른 세션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어 둡니다. Hermes는 오래 쓴 만큼 스킬이 많이 쌓여 있어서 이 세션에게 Hermes의 스킬을 배워 오라고 시켜 봤습니다. 그랬더니 둘이 서로 이름을 밝히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부터 나누더니 "이번에 이런 일을 맡았는데 부탁드립니다", "네, 이렇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일을 주고받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그냥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벌써 Gemini 4 Argon이 나온 걸 보면 이 편성은 오래 못 쓸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 오케스트레이션을 짜면서도 12월 안쪽으로는 한 번 크게 바뀌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그때는 또 새로운 구성을 들고 오겠습니다.